반도체 엔지니어 교대근무

1. 교대근무에 대해

 반도체 양산 FAB은 24시간 제품을 생산하기에 양산 FAB 반도체 엔지니어는 입사 시 대부분 교대근무로 시작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교대근무를 하는 부서는 8대 공정을 담당하는 부서와 제조부서는 필수적으로 교대근무 인력이 필요로 하고 그 외 수율 분석 관련 부서도 필수는 아니지만 필요할 경우 교대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회사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제가 다녔던 회사는 학력에 관계없이 양산 FAB에서 일하게 되면 무조건 교대근무를 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에 대한 입사자들의 거부감이 커서 양산 쪽 부서는 기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입사자의 과반수 이상이 양산 FAB에서 근무를 할 수밖에 없으며 반도체 회사를 가게 되면 어느 정도 교대근무는 각오하고 입사를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으로 보입니다.

 교대근무시간은 8시간 3그룹이며 근무시간은 06:00 ~ 14:00, 14:00 ~ 22:00, 22:00 ~ 06:00 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개인마다 선호하는 시간대가 다르나 개인적으로는 오후(14:00 ~ 22:00) 근무가 가장 체질에 맞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새벽과 밤 근무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고 특히 새벽 근무는 6기까지 출근하기에 4시 정도에는 기상을 해야 출근이 가능한 상태였어서 가장 기피했었습니다. 

 

2. 장점

 첫째로 오피스 근무보다 절대적인 근무시간이 적습니다. 부서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교대근무는 근무시간만 채우고 바로 퇴근이 가능해서 8시간 + 전후 30분정도 교대인 폼 포함하면 하루에 9시간 정도만 일하면 됐기에 정상적인 오피스 근무(08:00 ~ 17:00) 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었습니다. (물론 타 부서는 교대근무시간을 훨씬 넘겨서 근무를 하는 것도 있습니다...) 교대근무는 식사시간이 8시간 근무시간에 포함되나 오피스 근무는 포함되지 않고 기본적으로 1~2시간의 초과 근무가 거의 BASE 였으며 3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하는 일도 빈번하여 실 회사에 있는 시간은 10~12 시간 정도는 되는 거 같은데 교대근무는 회사에 있는 시간이 9시간 이전으로 거의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근무시간은 여유가 있었습니다. 

 둘째로 상사 스트레스가 적습니다. 과장, 부장님들은 교대근무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교대근무는 사원, 대리급에서 하게 되어있습니다. 교대근무시간에는 과,부장들의 지시가 거의 없기 때문에 상사 스트레스가 적을 수 있습니다. 물론 오피스와 시간이 겹치는 오전, 오후 근무는 어느 정도 간섭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셋째로 페이가 높습니다. 당연한거긴하지만 교대수당은 따로 나오고 세금을 떼지 않아서 월급에 반영되면 꽤 쏠쏠합니다. 반도체 회사 입사 시 월급은 타회사 대비 무조건 높은 수준일 수밖에 없으며 교대근무가 끝나는 순간 오히려 수당이 나오지 않아 월급이 깎이는 현상이 발생됩니다. 

 

3. 단점

 첫째로 바이오리듬이 깨집니다.. 건강에는 무조건 안좋을 수밖에 없으며 특히 새벽 근무는 취침시간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생활리듬을 찾기가 어려우신 분들은 꽤 고생을 하게 됩니다.

 둘째로 주말 및 공휴일 휴무가 어렵습니다.. 토일요일 다 쉬는 건 거의 불가능하며 명절이나 징검다리 휴무도 계획해서 쉬기 어렵습니다. 휴가기간도 마음대로 정하기가 매우 어렵고 다른 근무자들과 얘기를 해서 조정을 해야 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이과정에서 다른 근무자와 마찰이 생기게 되면 매우 피곤해집니다.

 셋째로 업무가 획일적 입니다.. 교대근무 업무는 매우 획일적이라 해야 되는 일만 하고 퇴근하는 일이 반복이고 개인역량을 높이거나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은 분들은 버티기가 힘듭니다. 교대근무 시간에는 쳇바퀴 돌듯 제품 생산에 필요한 일만 하게 되며 개인적으로는 능률적인 일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4. 정리

 '교대근무는 체질과 적성에 맞아야 한다' 가 저의 생각입니다. 직접해봐야 알겠지만 생활패턴 변경에 어려움을 느끼고 창의적인 일을 하거나 개인역량을 높이는 일을 꾸준히 하고 싶으신 분들은 적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교대근무를 해야되는 기간은 입사후 길게는 10년까지도 해야되기 때문에 인생이 걸린일 일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교대근무에 불만은 없었으며 적응이 어렵지 않다면 교대근무만큼 좋은 것도 없다는게 저의 생각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