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장비 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현장에서 일해본 사람으로서 정말 사실인지.. 얘기해 보겠습니다.
1. 자동화
반도체가 장비빨이라는 얘기가 나온 가장 큰 이유는 100% 자동화라인이 생산의 대부분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는 제조과정에서 사람의 손이 타지 않습니다. 로봇이 운송하고 설비가 자동으로 웨이퍼를 생산합니다. 사람 손이 전혀 타지 않기에 반도체가 장비가 좋아야 한다는 말은 당연히 사실입니다.
2. 고도 집적화
반도체는 점점 고도 집적화 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선 좋은 성능의 장비가 필요합니다. 좋지 않은 구식 설비로 오로지 엔지니어의 장인 같은 솜씨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 좋은 성능의 장비가 필수이고 여기에 엔지니어의 능력이 더해져 양질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일단 엔지니어들은 좋은 장비를 잘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며 이것이 엔지니어의 능력 중 하나가 됩니다. 고도 집적화의 기본은 최신 성능의 설비이기에 반도체는 장비 빨이라는 말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3. 엔지니어의 능력
반도체가 장비 빨이라는데 엔지니어의 능력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면 골프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아마추어 골프애호가가 제 아무리 좋은 골프채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중국산 싸구려 골프채를 사용하는 프로골퍼와 시합을 한다면 아마추어가 프로를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좋은 장비만이 전부는 아니며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좋은 장비는 반도체 아웃풋을 완전히 바꾸어 놓기에 좋은 아웃풋을 내기 위한 세팅을 다시 해줘야 합니다. 이는 엔지니어들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를 위해 수많은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신설비가 공급된다면 엔지니어들이 성능 좋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기에 기뻐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이와 반대로 새로운 설비에 대한 학습과 테스트가 뒤따르기에 마냥 좋아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 명심 하셔야겠습니다.
4.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의 속 사정
반도체가 장비 빨이라지만 대한민국의 반도체 장비 기술 수준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장비업계는 미국과 일본이 양분하고 있으며 해당 나라들의 장비가 없다면 대한민국은 반도체를 만들 수 없습니다. 장비의 국산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성능이 따라와 주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아무리 반도체 강국이라고 해도 반도체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가깝고 진정한 기술은 설비제조 기술임을 현장업무를 하면 서 느끼게 됩니다. 진정한 반도체 강국을 위해선 반도체 설비의 국내화가 시급한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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