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사이클이 있다는 얘기처럼 불황과 호황을 주기적으로 반복했었습니다. 근 몇 년 동안 코로나로 인한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불황 없이 호황을 맞이하고 있었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침체 등으로 불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많습니다. 반도체 불황일 때 회사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얘기해보겠습니다.
1. 업무
반도체 불황일 경우 가장 먼저 느끼게 되는 건 생산량이 줄어듭니다. 반도체 라인에서 설비들이 쉴 새 없이 반도체를 찍어내야 하는데 불황일 경우 라인 가동이 쉴 새 없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대게 생산라인에서 생산량이 줄어들면 업무가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시지만 엔지니어들 뿐 아니라 양산에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은 더욱 바빠지기 마련입니다. 생산량이 줄어들면 반도체로 인한 이익도 줄어들 것이 명백하기에 고정비를 줄이는 업무를 대대적으로 실시합니다.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비 등을 절감하고 버려지는 반도체가 없도록 수율을 높이는 업무에 힘을 쏟습니다. 문제는 이런 업무들이 단순히 물량을 찍어내는 것보다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마진이 나올 때까지 무한 테스트가 필요하며 안되면 될 때까지 정신이 발휘되는 시기가 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당장 수익이 나지 않으니 할 수 있는 건 직원을 쪼아서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되기에 어쩔 수 없겠지만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사기가 저하되기 쉽습니다. 직원들의 업무강도는 불황과 호황 상관없이 동일하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2. 급여
불황일 때 가장 문제는 성과급의 차이입니다. 성과급은 보너스의 개념이지만 잘 나오는 해가 안 나오는 해보다 많기에 예상보다 적게 나오면 개인 예산에 타격이 큽니다. 보통 성과급이 어느 정도 나온다는 가정하에 지출을 하기 때문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불황과 호황일 때 상관없이 바쁘게 일하는 직원들의 수입만 줄어들게 된다면 허탈감이 커지기 마련입니다. 연말 즈음 성과급이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 예상되는 해에는 저역시도 어쩔 수 없이 나태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본인의 성과나 업무강도보다 회사의 이익으로 성과급이 결정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불합리해 보이기도 한 제도입니다.
3. 기타
전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정말 불황이 심한 해에는 각종 경비를 줄이는 현상까지 일어납니다. 형광등을 절반만 켠다거나 복사용지 사용을 제한한다거나 회식비를 절감한다거나 화장지를 싼 재질로 교체한다거나 기타 등등 돈이 들어가는 곳은 여지없이 비용절감에 들어가게 됩니다. 대부분 직원들의 편의를 줄이는 일이기에 불합리해 보이지만 회사의 방침에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게 현실입니다.
4. 정리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한 본인이 성과보단 회사의 성과가 나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특히 불황일 경우 위와 같은 일들을 경험하게 되면 회사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회사가 수익이 나지 않으면 직원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위와 같이 상황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정리해고도 있을 것입니다. 회사의 수익은 개개인 직원의 능력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지만 회사는 직원들에게 바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항상 회사의 상황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특히 불황의 시기에 많이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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