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양산 엔지니어의 고충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긴 세월이 변해도 고쳐지지 않았던 고충들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1. 연구환경
양산 엔지니어는 기본적으로 양산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연구활동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공정 엔지니어의 경우 간판은 연구직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업무를 할 때 제약이 없을 정도의 환경은 갖추어져야 하나 그런 조건이 거의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반도체에 설비적 공정적인 문제로 이슈가 발생하였을 때 분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고 거의 타 부서 의뢰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며 매우 절차적으로 거쳐야 할 것이 많고 합의받기 까다로운 것이 대부분인데 개선되는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안은 철저한 분석보다는 노동력을 갈아 넣어 해결하는 것인 대부분인데 엔지니어들은 매우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이슈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업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항상 느끼지만 한국 반도체의 경쟁력은 질보다는 양이라는 사실은 엔지니어에 대한 대우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근무환경
양산엔지니어의 기본적인 근무는 교대근무인데 이는 반도체 취업을 고려하시는 분들이 반도체 엔지니어를 매우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이나 앞으로도 근무형태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에서도 이런 고충을 이해하고 야간근무 업무량을 줄이거나 인원을 줄여가는 방향으로 계속 추진 중이나 긴 세월 동안 계속 추진만 할 뿐 업무량 크게 변하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적어도 제가 몸담았었던 기간 동안은 근무형태가 크게 개선되거나 업무량에 대한 고충이 반영된 적은 거의 없었던 거 같습니다. 지금도 회사에서는 엔지니어의 고충을 듣고 해결책을 내놓겠지만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3. 급여
전 급여에 대한 불만은 없었지만 그건 급여에 대한 권한이 없었고 어느 정도 회사가 합리적인 인상안을 반영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 생각해보면 회사는 비약적인 이익을 거둔해에도 정해진 급여만을 지급했고 특별 보너스 같은 상여금은 항상 다른 대기업의 상황을 주시하며 욕먹지 않을 정도? 만 지급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물론 회사로써 특별상여금은 의무가 아니지만 비약적으로 오른 회사 이익을 보며 상여금 액수에 대한 임직원들의 불만이 없었던 거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회사의 이익이 계속 비약적으로 늘더라도 급여는 크게 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4. 정리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회사에서 일했었지만 느낀 점은 회사가 임직원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회사로써는 현재 환경에서 이익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으니 엔지니어들의 연구환경, 근무환경, 급여 등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할 것이기에 개선할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회사는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니 입사 후 회사와 맞지 않다 싶으면 하루빨리 나오시는 걸 권장드리며 그게 쉽지 않으시다면 회사가 변하기를 포기하시고 순응하면서 회사생활을 하시는 게 마음건강에 이로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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